Thursday, August 6, 2009

오클랜드에서 먹는 김밥

예상치 않게 오늘 오전에 지인과 전화 통화가 되어 허둥지둥 밖으로 향했다. 요즘 버클리는 날씨가 좋아서 옷을 가볍게 입고, 있는 동전을 탈탈 털어 버스요금 2불을 내고, 버클리 다운타운에서 오클랜드방향으로 가는 바트에 몸을 실었다. 언제나 느끼지만 오클랜드는 버클리보다 좀 더 쌀쌀한것 같다. 오늘도 바람이 더 불고 8월 초에 조금 춥다고 느껴져 팔에 걸치고 간 자켓을 바트역에서 나오자 마자 걸쳐 입었다. 곧 지인을 만났고, 그녀가 준비해온 김밥을 커피 한잔과 함께 따스하게 햇살이 비치는 카페의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 테이블에 앉아 깁밥을 펼치자 마자, 옆 테이블에 앉아 식사을 하던 검은 피부의 한 미국여성이 내 어깨를 딱 치면서, 어디서 스시를 샀냐고 물었다. 이곳에서는 한국 김밥도 일본식 스시와 별 다를바가 없어 김에, 혹은 누드깁밥처럼 돌돌 말린것은 스시로 통한다. 지인이 만들었다고 하니, 엄청 부러워하는 눈을 던지고는 곧 그녀의 자리로 돌아갔다. 바람이 적당히 불고, 따뜻한 곳에서, 잘 통하는 한국인인 지인과 한국말로 조잘대며, 김밥을 먹는 즐거움은 한국에서 비싼 호텔 음식보다 더 맛있었다. 한국의 깁밥에 비해 적당히 이것저것 볶지도 않고 집어 넣고 싼 김밥이었지만, 어느 음식보다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1 comment:

  1. 그 김밥, 맛있었겠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글을 보며 깨달았다. 따뜻함 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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